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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안에서 쓰레기 발효시켜 퇴비로 만든다면‥
어린 시절 동네 어귀에 엿장수의 가위치는 소리가 들려오면 아이들은 집에 모아두었던 빈병이나 종이 상자, 찢어진 고무신, 찌그러진 양은냄비 등을 들고 와 엿과 바꿔 먹곤 했다. 마당 한켠에는 음식물 쓰레기나 덤불 등을 모아 퇴비화해 농사에 이용하고, 수명을 다한 물건들은 따로 모아두었다가 다른 물건과 바꿔 재활용하였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의 양은 그리 많지 않았다.
많은 물건들이 목적없이 섞여 있으면 ‘쓰레기’가 되어 소각이나 매립을 해야 하지만 분리수거가 되면 쉽게 ‘원료’로 이용되어 우리 생활에 요긴한 용품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요즘 한 가정의 연간 배출 쓰레기양은 4인 기준으로 1.2t이 넘는다고 한다. 이 가운데 약 60% 정도를 차지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소각하기도 쉽지 않고 매립할 경우 지하수 오염원이 되기도 한다.
요즘 각 아파트 단지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서 사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음식물 쓰레기를 모으는 과정에서 여러날 동안 썩고, 또 주방의 각종 세제가 섞여 들어가고, 이것을 먹인 돼지나 그밖의 동물들을 또 우리가 먹는다고 할 때 그리 바람직한 방법은 아닌듯 하다. 차라리 단지내에서 바로 퇴비화시켜 식물에게 주는 방법은 어떨까 이러한 접근방법이 도심의 고밀도 아파트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더라도 도시 외곽이나, 저밀도 주거단지에서라면 시도해 볼만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즉 단지 한켠에 유기물 발효조를 두어 건강한 퇴비를 만들뿐 아니라 그것을 채마밭에 사용해 건강한 먹거리를 만드는 처리시스템으로 가는 것은 생태적으로 바람직하다.
유기적인 쓰레기의 처리는 발효를 돕기 위한 통기성 매질의 구조나 통기가 안되는 구조로 처리가 가능하며, 여기에 쓰레기와 낙엽이나 볏짚, 왕겨, 굵은 톱밥 등 흡습성이 높고 잘 부풀며 썩을 수 있는 소재를 넣고 함께 발효시킨다. 이 과정에서 열이 많이 발생해 인체 배설물에 들어있는 병원균이나 바이러스는 죽게 된다. 이렇게 가족당 발생되는 일일 800~1000g의 유기질 쓰레기 2/3 가량은 퇴비화돼 식물 재배에 쓰일 수 있다.
자연에서 난 모든 것은 자연의 힘을 빌어 자연으로 돌아갈 때에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다. 생태주택은 건물을 짓는 방법 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방법 중요하다. 건물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도 한곳에 가둘 것이 아니라 숨쉬고 썩어게 해 흙으로 되돌릴 때 우리 모두가 건강하게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태구 세명대 건축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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