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독毒을 차고 김영랑 내 가슴에 독을 찬 지 오래로다 아직 아무도 해한 일 없는 새로 뽑은 독 벗은 그 무서운 독 그만 흩어버리라 한다 나는 그 독이 선뜻 벗도 해할지 모른다고 위협하고 독 안 차고 살아도 머지 않아 너 나 마주 가버리면 억만세대가 그 뒤로 잠자코 흘..
최재천 교수님의 유튜브 채널을 종종 챙겨 보는데 인간과 가장 닮았다는 침팬지와 보노보를 비교 - 주로 섹스 관점에서 - 하는 영상이 재밌어 소개해 드립니다. 침팬지 침팬지 암컷은 무리의 모든 수컷들과 섹스를 한다. 그럴듯한 나름의 이유는, 모든 수컷들과 섹스를 하면 그 암컷이 새끼를 낳았을 때 수컷들이 그 자식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 한다. 암컷에게 새끼가 있으면 젖을 물리게 되고, 그러면 섹스를 위한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영장류 사회에서는 영아 살해 빈도가 높다고 한다. 보노보 침팬지 암컷이 전략적으로 가임기에 집중적으로 섹스를 했다면, 보노보는 일상적으로 섹스를 한다. 두 무리가 같은 과일나무를 발견했다 가정하면 침팬지의 경우 사생결단으로 싸우지만, 보노보의 경우는 한 무리의 ..
2021년 기준 한국의 종업원 1만 명당 로봇수는 1,000대로 여전히 전 세계 1등입니다. 2위인 일본의 399대를 2배 이상 압도하는 숫자입니다. 2022년 기준 기술적으로 가장 앞선 나라에 선정되기도 했군요. 인구수 대비 1. 인터넷 사용자수와 2. LTE 사용자수, 3. 디지털 경쟁력 점수 및 4. GDP 대비 R&D 지출비를 기준으로 한답니다. 이것도 2위인 미국(5.10)을 압도하는 6.52점 이군요. 이 두 통계치를 보고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꺼림칙한 이 느낌은 뭘까요... 다른 나라는 돈이 없어서 로봇을 이용하지 않는 걸까요? 그렇다면 왜?
https://www.youtube.com/watch?v=Z0MqCuEskfs 위 사설 도입부 사진 속 전열기 위치와 방향을 보라. 문 밖에 있고 방향은 바깥쪽을 향하고 있다. 이는 분명히 매장 밖에서 손님을 끄는 직원을 위해 켜놓은 것이다. 그러니까 그림 밑 설명과는 다르게 매장문을 활짝 열어 놓은 것과 전열기를 켜 놓은 것은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악의적으로 두 사실을 연결 지어 설명한다. 악의적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u4laP1KtDOw 중국과의 수교 이후 20년간 흑자였던 관계가 윤정부 들어서자마자 적자로 돌변했다. 그런데도 윤정부는 관계 개선의 노력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중국을 대통령의 병신스런 말과 정책으로 자극하고 있다. 탈 중국을 내세운..
제주도에 다녀왔다. 어떤 모임의 회원들끼리 떠나는 2박3일의 투어를 따라간 것인데, 하루 세끼 열성적으로 챙겨먹는 것을 비롯해서 사소한 것에 기뻐하고 자기 내면과 타인에 지극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보았다. 상식을 실천하는 모습이 도리어 신기하더니, 이내 내 몸과 마음을 볕에 구워 말리는 느낌이었다. 가이드를 자임한 동행의 제안에 따라 김영갑 갤러리에 들렀다. 작가가 별다른 상업적 활동 없이 20년 이상 제주에서 혼자 살고 있다는 동행의 설명에 “부자 예술가인 모양이군요”라고 무심코 말했던 나는 그곳에서 집어든 책을 일별하며 말문이 막혔다. 버스값 아끼느라 걸어다니고 아침에 속을 달랠 우유 한잔을 자제하면서도 끄떡없던 사람이, 필름과 인화지가 떨어져가면 뿌리 잘린 풀마냥 작은 충격에도 중심을 잃는다고 썼..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호모 사피엔스의 고민은 거기서 끝이 났다고- 내 낡은, 중고생을 위한 영한 대역, 의 책장을 덮으며 나는 생각한다. 죽느냐, 사느냐. 돌이켜보니 나도 그런 엇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설마하니 중고생 때의 일이었고, 무렵의 나는 이라는 이름의 부업을 가진 호모, 사피엔스였다. 아, 그리운 호모 사피엔스의 시절, 시절들. 호모 사피엔스는 호모 사피엔스고, 지금 나는 아이 팟(i Pod)이라는 이름의 MP3플레이어에 꽂혀 있다. 매우 사고 싶다. 매우, 사고 싶어. 카탈로그의 제품 사진을 볼 때마다- 나는 작살에 꽂힌 생선처럼 마음이 퍼덕, 인다. 오 마마미아. 새하얀, 뉴 모델의 아이 팟이 갖고 싶어, 란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