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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14.월요일
딴지총수
작년 11월 어느 날 삼성동 메가박스에 가와이 하야오 일본문화청 장관과 이창동 전장관이 나타났다. 그리곤 둘이서 공개대담을 했다. 융 학파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일본 당대의 지성으로 칭송 받는 가와이 하야오는 그 날 자신의 조상은 한국인인 것 같다며 5∼6세기 한국에서 문화를 가르쳐줬던 것처럼 다시 교류시대를 열자고 했다.
일국 장관이 공개석상서 하는 발언으론 레토릭 수위가 예사롭지 않다. 일본은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더 메말라가는 데 비해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들이 잃어버렸던 일본인들의 감정의 흐름, 마음의 여유를 다시 끌어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한류 이야기도 쏟아졌다. 서로 구면에 호감을 가진 상대라곤 하지만 한 사람은 현직 공무원이고 한 사람은 민간인인데다 둘만 달랑 나와 특별한 현안도 없이 기자들 앞에서 한 시간이나 대담했던, 가만 생각해보면 거의 생뚱맞기까지 한 이 날의 만남은, 사실은 이벤트였다.
제1회 <일본영화제>를 위한.
1965년부터 2003년 사이 만들어진 일본 영화 중 국내에서 미개봉 된 영화 46편을 메가박스에서 상영했던 이 영화제는 이 대담을 제외하곤 특별한 행사 하나 없이 조용히 시작했다 조용히 끝이 났다. 그런데, 이 영화제는 몇 가지 점에서 매우 독특했다.
우선 무엇보다 이 영화제는 일본의 문화청이 한국 땅에서 직접 주관한 최초의 공식 영화제였다. 해서 한류가 기승을 떨치자 긴장한 일본이 한반도에서 일류를 일으키려는 작전을 시작했다는 졸렬한 분석이 등장하기도 했었다. 더욱 특이한 점은 그렇게 일본의 관이 주도한 행사로 별 다른 홍보도 없이 진행된 이 밋밋한 제목의 영화제가 당시 개봉작들을 능가하는, 메가박스 관계자들을 놀라게 할 만큼의 관객점유율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 영화제는 그동안 일본 영화 행사들과는 다르게 구로사와 아키라나 기타노 다케시 류의 거장급 감독들이 아니라 철저히 '애마부인'이나 '투캅스' 수준의 대중영화들로 프로그램 되었는데 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놀라운 점은 상영되었던 46편의 영화 전부를 사실은 딱 한 사람의 공무원이 전부 선정했으며, 사실상 이 영화제 자체를 문화청 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 혼자서 추진했다는 것이다.
본지 그를 만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사람이 누구냐. 바로 일본문화청의 문화부장 데라와키 켄이다.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귀국하던 그를 공항으로 출발하기 직전 인터콘티넨탈 호텔 로비에서 만났다. 본지에선 총수와 신짱이 출동했고, 문화청에선 문화부장 외 수행원 전체가 배석했다. (전문통역인 연지미씨가 통역했다.)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후 시간이 없어 바로 질문에 들어갔다.
총수: 질문은 세 가지 덩어리입니다.
부장: 자유롭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는 이미 딴지일보의 매체 특성을 알고 있었다)
총수: 첫 번째는 문화부장은 어떤 위치인가 두번째는 한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이번 일본 영화제 프로그램에 대한 얘기. 우선, 문화청의 문화부장은 어떤 위치, 어떤 일을 하며, 어느 정도 파워를 가지고 있는지?
부장: 일단 문화청은 문부과학성 안에 있는 가장 큰 섹션입니다. 보통 다른 섹션들은 대신 다음에 국장들이 오는데 문화청은 대신 다음으로 장관입니다. 그리고 장관으로 있으신 분이 융을 일본에 가장 먼저 소개했던, 세계적인 심리학자이자 문화연구가로도 알려진 가야오 하야오씨라는 학자입니다. 그러니까, 일단 문부과학성 대신이 있고, 그 다음에 문화청 장관이 있고, 장관을 보좌하는 차장, 보통 차관급에 해당하는 차장이 있고, 그 바로 밑에 부장이 있습니다.
총수: 고급관료네요?
부장: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일동 웃음) 또 문화청에는 과거를 담당하는 부서와, 현재와 미래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와 미래를 담당하는 부서를 맡고 있고 다른 또 한분은 과거의 문화재 쪽을 맡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문화재청이라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 역할하고 저희쪽의 과거파트를 맡고 있는 쪽이 비슷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총수: 알겠습니다. 이제 데라와키 켄 개인이 누군지 궁금합니다.
부장: 저는 동경대 법대에서 행정학 공부를 했습니다. 고급공무원시험을 봤는데, (한국으로 말하면 행시인가요?) 그 시험을 보고 관료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총수: 그게 몇 년인가요?
부장: 75년도, 그때 관료가 됐죠.
총수: 죄송하지만 몇 년생이신가요?
부장: 52년생
총수: 그렇게 안 보이시는데요.
부장: 젊어 보인다는 얘기인가요?
총수: 예.(일동 웃음)
부장: 한국에서는 손해를 보겠네요, 그럼.
총수: 여자들한테는 좋죠. (일동 웃음)
부장: 제가 에로관료로 분류되는 이유가..
총수: 에로? 에로틱할 때 그 에로.
부장: 예, 에로.(웃음. 이 말은 정통이 아니라 B짜, 쌈마이라는 뉘앙스였다) 고등학교때부터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키네마준보>라는, 일본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잡지에 투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행정관료라는 직업 외에 영화평론을 하는 일을 계속 해왔습니다. 행정관료로서의 일 외에도 짬짬이 계속 영화평을 써왔었고, 그리고... 문화청에 취임을 한 것은 2002년 8월이고, 그 전까지는 교육을... 한국으로 따지면 교육부... 문부과학성 쪽에서 교육 관련 일을 해왔습니다.
영화잡지를 통해서 영화평론 쪽으로 이름이 많이 알려진 편이고, 본연의 임무 쪽에서는 교육개혁을 추진했었습니다. 획일적인 교육에서 벗어나서 아이들의 재능을 더 계발하고, 모든 아이들이 자신들의 존재가치에 대해서 느낄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만들고자 개혁을 추진했었구요, 거의 근 십 년 동안은 그 일에 메달렸습니다. 그 십 년 동안에는 교육개혁 때문에 언론에 자주 노출이 되고 많이 알려진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 한 십 년 동안 해왔던 교육개혁에 대해서는, 여기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많았습니다. 정치가, 또 관료들을 비롯한 사람들이...
총수: 구체적인 교육개혁 방향이..?
부장: 일단,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력이 중간도 가지 못하는 애들에 대해서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것보다는 엘리트들의 학력을 좀더 높이는데... 그러니까 중간 이하의 아이들은 존재가치가 없다, 엘리트들을 좀더 육성하는 것이 국력을 키우는데 더 도움이 된다.. 이런 의견이 일본에 있었거든요?
총수: 우리나라에도 똑같은, 엘리트주의 교육방침을 주창하는 세력이 있는데.. 주류 언론, 주류 정치가, 기득권층은 그런 맥락의 주장을 하죠.. 우리나라에서도 사정이 같은데...
부장: 일본에서도.. 한국과 일본이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일본에서는 주류언론이나 주류정치가들의 세력이 훨씬 막강하기 때문에.. 결국 2002년 8월에 실각이라고 하나요? 그걸 당해서 교육일에서 쫓겨나 가지구, 더 이상 못하게끔 문화청 쪽으로 저를 가뒀습니다.
총수:(웃음) 이번 영화제 영화 선정을 혼자서 했다고 들었는데, 그러기가 굉장히 어렵지 않았느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선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뭐냐, 일본도 관료사회가 보수적이고 엄격할 텐데...
부장: 먼저 앞부분에 대한 얘기를 보완하자면, 교육개혁이라는 것 자체가 경직된 엘리트주의에서 벗어나서 좀더 유연하게 생각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일종의 교육계에 있어서의 valuefree 같은 개념인데요, 장애를 가진 사람이나, 공부를 못하는 애들도 사회적으로 받아들이고, 같이 존재가치를 느낄 수 있게끔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자는 거였는데, 이 주의 자체가 약간 위험한 사고로... 주류언론이나 주류정치가들은 그것을 위험한 것으로 받아들인 거죠. 주류신문 쪽에서는 거의 뭐 공산당 아니냐...
총수: 좌파적이고?
부장: 좌파적이고, 북한 간첩 아니냐...(일동 폭소)
총수: 푸하하하..
그런 거 보면 일본이나 한국이나 주류들, 참 후지다.
부장: 일본을 망하게 할 인물이다.. 이런 얘기를 듣고 결국 문화청으로 오게 됐습니다. 역시 그때도 제 책임하에... 국가정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을 지고 일을 해왔기 때문에, 어떤 압력을 받았을 때, 내가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면 어쩔 수 없다, 그렇게 생각을 한 거죠. 그래서 문화청으로 오게 된 것입니다.
총수: 그러면 일본영화를 혼자 선정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나요. 스스로 판단해 혼자 책임지겠다..?
일: 교육일 때문에 굉장히 나름대로 실망도 하고, 좌절도 하고... 이제 이 일에서 벗어나서 여자친구들하고 재밌게 지내야 되겠다 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웃음), 저희 장관님으로 모시는 가와이 장관님이, 예전부터 존경을 해왔던 분인데, 이제 교육으로 일을 못하면 문화로 뭔가 해보자, 큰 일을 해보자 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가와이 장관님께서, 뭐든 니가 하고 싶은 데로 해봐라, 마음껏...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고, 권한을 받게 되어서 올해 이번 영화제도 가능하게 됐던 거고...
그리고 좀더 큰 흐름으로 말씀 드리자면, 작년 일 년 동안에는 일본 국내에서 문화에 대한 일을 했는데, 그 동안에는 오페라나 이런 고급문화만 사람들이 문화로 인식을 해왔지만, 진정한 문화라는 것은 생활, 삶 속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예를 들면, 사람들이 작은 변화를 시도했을 때 - 예를 들어 방에 꽃을 장식하려 생각했을 때, 남들하고 다른 생각을 했을 때.. 이런 것도 다 문화다 라는, 일본 국민에 대한 계몽 캠페인 같은 것을 일 년 동안 벌였었구요. 그것 역시 혼자 추진해 왔구요.. 올해는 한국과의 교류를 테마로 놓고, 장관님께서 너 하고 싶은 데로 해라 해서 이렇게 멋대로 영화제를 하고 있습니다. 멋대로...
총수: (웃음) 알겠습니다.
부장: 이제 더 이상 나를 가둬둘 수 있는 곳도 없고, 쫓아 낼 곳도 없기 때문에 이제는 그만 둘 이유 밖에 안 남은 것 같습니다.
총수: (웃음).. 두 번째로 한류에 대해서 물어보려는데.. 아마 부장님은 우리나라에서 한류에 대한 질문을 아주 많이 받으셨을 거 같은데...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부장님에게 끊임없이 한류에 대해서 묻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두 가지 정도인데, 하나는 확인 욕구. 우리한테는 일본에 대해 이중적인 감정이 있습니다. 하나는 식민 컴플렉스고 또 하나는 그 반작용으로 강화되고 왜곡된 우월의식인데, 그래서 확인해 보고 싶은 겁니다. 한류가 난리라고 하는데 일본인의 입을 통해 그게 과연 사실인지.
그리고 두 번째는 우리나라는 공적 신뢰가 매우 빈약합니다. 매스컴이 하는 이야기, 더 나아가 국가가 하는 이야기까지 우린 잘 믿지를 못합니다. 왜냐하면 20세기는 한국인들에게 패배의 역사였고, 군사정권이 대한민국을 캠페인 공화국화 했는데, 캠페인은 사실 일종의 사기죠. 그래서 사람들이 마치 초식동물처럼 변했는데.. 초식동물이란 건 어떤 의미냐면, 모여있지만 모여 있는 이유가 많이 모여 육식동물과 싸우려는 게 아니라 많이 모여 있어야 자기가 잡혀먹을 확률을 낮아지는... 육식동물이 덤빌 때 모여 있다 제일 늦게 도망가는 놈이 잡혀먹어서 나머지가 잠정적으로 안전이 담보되는.. 그런 시스템... 그렇게 살아왔죠.
그러니까 사람들이 공적 신뢰라는 걸 쌓을 역사적 경험이 없었어요. 국가부터 거짓말을 해왔으니까. 그런 연장선상에서, 전해지는 한류에 대해서도 의구심부터 가지는 습성이 있는 건데... 그래서 현지서 온 사람으로부터 자꾸 들어보고 싶은 겁니다..부장: 몇 번을 물어보셔도 거기에 대해서 답변하는 일은 참 즐거운 일이고 기쁜 일입니다.
총수: 그래서 자꾸 물어보는 건데, 일본에서 문화를 담당하는 관료로서, 또 개인적으로 문화에 관심이 있는 자연인으로서(그는 2004년 한 해 동안에만 한국영화 70편을 스스로 구해 봤다고 한다) 한국문화가 일본에서 갑자기 인기를 끌고 있는 원인에 대해서 얘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부장: 일본 국내에서 한류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라고, 정부로서도 한류에 대해서 언급을 할 수 있는 책임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입장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말씀을 드리기 전에, 그 한류붐이란 사실을 한국인들이 잘 못 믿는다, 의구심을 갖는다고 하셨는데 제가 목숨을 걸고 증명을 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지금 한류붐과 비슷한 종류의 붐들은 수시로 일어나긴 합니다. 하지만 제가 일본에 태어나서 50년 동안 여러 붐들이 일어났었지만 지금까지 무엇하고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하게 크고 깊고 넓습니다. 그 근거에 대해서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른 붐과 차별화되는 것을. 일단 개인적으로 봐도 주위에 한류 붐을 계기로 해서 한국어에 대해서 공부를 하기 시작하고, 뭔가를 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다른 부분들하고 차이를 둘 수 있는 것은 누가 붐을 이렇게 제공한 것이 아니라는 거죠.
총수 : 기획된 것이 아니다?
부장 : 그렇습니다. 기획된 것이 아닙니다. 언론플레이를 통해서 붐을 조성한 것도 아니고, 광고대행사 쪽에서 상품을 팔아보려고 기획한 것도 아니고 정부차원에서 축구 붐을 일으키려고 주도한 것과 차이가 있죠. 그리고 또 이번의 붐의 경향이 다른 것이, 지금까지의 붐은 도시에 발생하고 지방으로 퍼졌는데 이번 붐은 지방에서 먼저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이유는 지금까지 일어났던 모든 붐들이 젊은 사람들이 주도가 되고 그것이 다른 세대에게 전파되었는데, 이번에는 중장년층이 먼저 중심역할을 했고 이것이 젊은 층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네 번째 특징은 지금까지 붐은 수동적이었다면 이번 붐은 능동적이라는 겁니다. 이번 붐을 통해서 한국어를 배워보자, 한국음식을 먹어보자, 한국으로 가보자 이런 식의 능동적 행동패턴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행객이 많이 늘어난 걸로 알 수 있겠지만, 베컴이 한 때 유행했지만 베컴을 보고 영어를 배운다든지, 영국에 가는 사람이 늘어난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훌리오 이글레샤스도 마찬가지고.
아까 지방에서 도시로, 중장년층에서 젊은이로 라는 말의 근거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번 한류붐의 최대콘텐츠는 역시 겨울연가입니다. 그런데 겨울연가는 처음에 붐이 일어나기 시작했을 때, 작년 가을부터 방송했는데, 처음엔 지상파가 아니었습니다. NHKBS(위성)에서 방송을 통해 알려졌고 4월 달부터 지상파로 방송되었거든요. NHKBS는 젊은 사람들이 잘 안보고 도시 사람들이 잘 안보는 채널입니다.
사실 한류 붐은 한국인들에게 있어서도 대단히 기쁜 일이겠지만 사실 일본 사람들에게도 기쁜 일입니다. 왜냐하면 여태껏 말씀드렸던 4가지 요건이라는 것이 일본사회에서도 굉장히 큰 변화를 가져다 준 것이고 보수적인 생각들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된 사건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기쁜 것이, 저와 적대관계에 있는 보수세력이나 마초적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한류 붐을 굉장히 씁쓸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난 번 19일날 시나리오작가 협회 심포지엄 때는 안타깝게도 거기에 참석했던 나이든 일본 시나리오 작가가 "바보같은 일본 여자들"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총수 : 하하 일본에서요?
통역 : 아니, 서울에서요. 일본 영화제때.
부장 : 그러니까 보수세력의 아저씨들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들이 일단 여성, 여성 들 중에도 분별력 있는 중장년층 여성, 이 사회가 뭔가 잘못됐다 생각하고 변화를 시도하는 여성들을 가장 싫어합니다. 그 분들이 싫어하는 그 여성들이 중심이 돼서 하는 심포지엄 같은 것을 전국 곳곳에 찾아다니며 참석하고 집회도 참가하시는데, 거의 모든 여성분들이 한류열풍에 물들어 있습니다.
일본에서 한류 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느냐 부정적으로 평가하느냐는 그 사람이 서 있는 위치나 그 사람의 생각 그 사람의 현주소의 반영이라고 생각하는 데 저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한류 붐은 일본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바꾸는 힘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어준씨니까 말씀드리자면 가장 큰 포인트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특별한 관계에 있었던 한국에서 온 문화들이 일본에서 붐이 일어났고 그리고 정말 솔직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자체가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총수: 한국 사람들에게도 한류 붐이 중요한 일인데, 경제적 효과니 뭐니 다 떠나서 한국사람들에게 20세기는 패배의 역사였는데 월드컵 때 백년 만에 처음으로 집단적으로 승리한 기억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한국 사람들이 월드컵때 그렇게 까지 열광했던 것은 자기가 속한 집단에 대한 불신과 배신감을 극복하는 과정이었고 한류 붐같은 것은 여기에 더해 과거 상처를 치유하고 자존감을 회복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에서의 한류의 원인은 뭐라고 생각합니까?
부장 : 사실 사회가 변화하려는 시점에 적시적소에 겨울연가라는 훌륭한 콘텐츠가 출현했다는 게 계기가 되었지만, 이만큼의 붐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다른 배경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인들에게도 좋은 일이지만 일본인들에게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본 사람들은 보통 스테레오타이프적 의식을 가지고 있다 말할 수 있는데, 혁신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것이 바로 중장년 여성들입니다.
그 사람들이 틀에 박힌 가치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전업주부로 있으면서 일본사회의 전형인 회사문화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젊은 남녀들은 획일적인 교육을 받아 사고방식조차도 굉장히 획일적일 수 밖에 없는데, 그래서 지금 일본에서 가장 힘 있고 파워 있는 집단이 바로 아줌마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지금까지는 굉장히 참고 조용한 부류였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한류 붐을 계기로 해서 나는 욘사마가 좋다, 난 한국으로 가겠다 이런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그분들이 한국에 갔다오면 일본에서는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참가하고 NGO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좋은 현상들이 남자나 젊은 사람들에게 전파된다면, 일본사회를 위해서도 긍적적이고 좋은 변화라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어떤 아저씨들은 바보같은 아줌마들이라고 비판을 했지만 사실은 알고 보면 바보같은 아줌마들이 아니라 굉장히 똑똑한 아줌마들이라고 전 생각을 합니다. 욘사마에 열광하는 아줌마를 비판하는 아저씨들은 두 가지 이유로 그 현상을 무서워 한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여자들이 능동적으로 뭔가 참여하고 활동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거죠. 여자는 다소곳하고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보수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죠. 그리고 또 두 번째는 일본 언론사나 보수 세력들은 한국을 근본적으로 멸시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자신들이 떠받들어 줘야 할 여자들이 자기들이 멸시하는 한국에서 온 것에 열광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거죠.
일본의 공무원이 한국의 매체에서 이렇게 발언한다. 인상적이다.
총수 : 남자와 기득권의 공포군요?
부장 : 그렇게 열중하고 있는 여자들이 싫은 거죠. 일본에서 가장 혁신적인 세력이 아줌마 층인데 근본적인 모순이 남자들에게 있는 것이 미국은 일본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무지하게 관용적이고 톰 크로즈에 열광하거나 옛날에 한때 아놀드슈와제네거를 슈와짱이라고 열광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관용적이죠. 일본은 그만큼 획일적인 미국일변도의 사고에 잠식되어 있는데 극단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번에 이라크전쟁이 한류열풍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합니다. 왜냐하면 이라크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남자들은 따를 수 밖에 없다, 미국이 하는 일이니까 따를 수 밖에 없다..
총수: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훨씬 쉽게 힘의 논리에 복종하니까...
부장 : 북한문제도 있고 미국은 어차피 거역할 수 없다.. 남자들은 이렇게 생각하는데 여자들은 본능적으로 이건 좋지 않는 일이다, 이건 아닌 게 아닌가 의문을 가지죠. 그게 무의식적으로 연결고리가 있지 않을까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 여성들이 미국의 이라크 파병 요구에 일본 남성들이 NO라고 말하지 못하는 걸 지켜 보며 일본의 남성성 일반에 대해 실망하고 결핍을 느끼고 있었고 그 공백을 적시에 점령한 것이 겨울연가라는 건데.. 놀라운 분석.
물론 일본에 형편없는 남자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남자들 중에서도 이런 여자들에게 공감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고 예를 들면 경제계 탑이라 할 수 있는 토요타 그룹의 오코다 회장님도 겨울연가 대 팬이시거든요. 그렇게 솔직하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사실 제가 올 해 1년 동안에는 한국과의 문화교를 추진해왔습니다만 이건 제 변덕으로 인한 것이 아니고 월드컵이 시작하기 전 2000년 쯤해서 이런 생각들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모임들이 있었습니다.
일본의 젊은 관료, 정치가, 문화인 중에는 미국일변도의 상황자체가 뭔가 잘못됐다는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있고 아시아로 시각을 돌리기 시작했고, 그 중에서도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면서 변화하기 시작한 한국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고 그들하고 통할 수 있지 않을까 여러 직업이나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모임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지금 그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그런 새로운 사회를 만들자, 실현시키자 기약을 해왔고 각자 입장에서 그런 노력을 해오고 있습니다. 외무성의 관료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들어올 땐 아직 비자가 필요한데 그걸 철폐하기 위한 것을 목표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 만화가는 작품 속에서 아시아의 근현대사를 그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통산성에 있는 관료는 축구를 할때 한일 월드컵때 그것을 성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현재는 시라따라는 친구인데 관료를 그만두고 일본축구협회 전무이사로 취임을 했습니다.
2002년 당시에 저는 교육을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재일한국인에 대한 교육차별에 대한 개선을 노력을 했었고 현재는 문화청에 있기 때문에 문화교류에 그런 뜻을 반영시킬수 있는 거고, 각자 외무성에 있는 친구들과 협력하면서 일을 또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일들이 국민의 의지에 반하는 것이라거나 국민의 지지를 얻을수 없는 것이라면 저희가 그런 일을 추진해선 안될테고 할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아마도 대다수의 지지를 해줄거라는 믿음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렇단다. 이 양반 우리 정부가 개인적으로 지원해줘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다.
총수 : 아까 이라크 말씀을 하셨을 때, 이라크에 대응하는 일본엘리트들에 실망한 아줌마들이 집단적으로 남성 일반에 대해서 상실한 어떤 신뢰에 대해서 결핍감, 공복감 같은 걸 느끼다가 그 타이밍과 맞물리며 욘사마가 그 공백으로 들어온 것 같다.. 전 이렇게 이해했거든요.
부장 :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이라크전쟁이 어떤 하나의 계기가 될수 있다고 볼 수있는 게, 제 주변의 여자분들도 특별히 정치활동을 하거나 평소 사회의식이 높은 사람이 아니라 할지라도 뭔가 굉장히 무서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는 소회를 피력 했었습니다. 이건 근데 결코 대신문이나 주류언론을 통해서 올라오지 않는 작은 목소리들이죠. 아사히신문의 경우에는, 그것도 일종의 굉장히 보수신문인데... 이라크전쟁에 대해서는 무조건 반대, 일본은 평화국가이니 반대. 그런데 이런 소리는 완전 머리속에서만, 이념적으로만 생각하는 것들이고 신문지상을 통해서 말만 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지만...
여성분들이 생각하는 건 남자들이 생각하는 거 하곤 좀 다른것 같습니다. 일단은 아이들이 거기로 군대를 보내지면 어떡하나.. 그 이전에 폭력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지금 말씀하셨지만 한국드라마가 들어오면서, 미국에서 들어온 것도 아니고 자기들이 혐오하는 어떤 종류의 일본 것도 아니고, 거기에는 뭔가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아주 평화로운 세계가 그 드라마 속에 있었다 그래서 거기에 반응한 것이 아닌가...
미국에서 만드는 전쟁영화나 미국영화들은 전쟁을 정당화시키는 영화들이 많습니다. 한국작품 같은 경우 <겨울연가> 비롯해서 영화도 요새 이야기되고 있는데 <태극기 휘날리며> 를 통해 그려지는 6.25는 전쟁의 비참함이라던가 불합리함, 슬픔 같은 것이 그려져 있었고 전쟁을 정당화한 것은 아니었죠. <클래식> 같은 작품의 경우 월남전에 참전하면서 한국 젊은이가 실연의 아픔을 안고 월남전에 참전하는데 어떤 자기가 죽을지도 모르는 공포보다 누군가를 죽여야 된다는 공포가 거기에 그려져 있었습니다. 일본인들이 전쟁에 대해서 혐오감을 가지고 있거나 뭔가 이건 아니다 하는 사람들이 공감하고 통했던 것 같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오리엔탈리즘과 그 극복에 대한 견해가 있는 듯 했다. 해서 마지막으로 그 부분을 물었다.
총수 : 시간이 부족한 게 너무 아쉬운 데, 마지막 질문입니다. 예컨대 아프리카 사람들이 로빈슨 크루소우를 로빈슨 크루소우, 주인공에 감정이입해서 읽다가 어느 순간 자기는 로빈슨 크루소우가 아니라 프라이데이였다는 걸 깨닫는 때가 있는데.. 그것처럼 동양인들한테 내면화된 오리엔탈리즘이 있는데.. 예를 들면 월드컵 얘기를 하자면 월드컵 3,4위전 때 기억하기로는 파키스탄에서 한국을 응원하는 사람 절반, 터키를 응원하는 사람 절반이었다더군요.
터키를 응원하는 건 이슬람이기 때문에 이해가 가는데 왜 한국을 절반이나 응원했느냐. 그 대결을 유럽과 아시아의 대결로 봤기 때문이었답니다. 그러니까 아시아인으로서 감정이입을 한 것인데, 일본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파키스탄도 그렇고 사실상 아시아 전체가 서구에 대해 내면화된 패배의식이 있습니다. 다시 한번 월드컵 때의 경험을 얘기하자면 우리가 첫승을 하고 텔레비에서 길거리 인터뷰를 하는데 중학생들한테 우리가 어디까지 갈거 같냐고 하자 4강, 우승 이야기할 때 어른들은 웃었죠. 근데 결과는 4강까지 갔습니다.
이 서양에 대한 지레 입력된 패배의식은 사실은 교육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워털루전쟁은 나랑 아무 상관없는데 공교육을 통해서 서유럽 중심의 역사를 국민 모두가 입력받았습니다. 따지고 보면 서유럽도 중세까지만 해도 지중해 문화의 변두리에 불과했는데 말이죠. 서구에 패배의식 없는 세대를 키워내는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교육말씀도 하시고 문화 말씀도 하셨데 결국 그런 역할 하는게 문화 아니겠느냐...
서론이 길었습니다. 일본에서는 혹시 이런 문제의식을 정부가 가지고 이런 걸 극복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거나 생각하는 게 있습니까. 세계경영의 경험이 있는 서구에서는 이런 구도를 공고히 하는 블럭을 만들고 있다 보는데... 예를 들어 유럽통합, 그 많은 나라들이 같은 돈을 쓴다는 것 하나만 해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와 일본과 중국만 같은 화폐를 쓴다고 해도 엄청난 일인데.. 근데 아시아에선 그런 경험도 없고, 또 그런 아시아 통합으로 가지 못하는 데 중국과 일본의 책임이 매우 크다고 봅니다. 우리가 서구보다 더 잘난 게 아니라 서구나 우리나 다를바 없다 생각을 하는 세대를 길러내는 게 아주 중요하고 생각하는데, 시간이 없어 두서없이 늘어놨습니다만, 그러니까 이런 일련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한 일본의 프로그램이 있는지, 그게 무척 궁금하다.
부장 : 어떻게 보면 아시아공동체라는 생각을 저희는(부장 주변의 사람들) 5년 전부터 생각해 왔는데, 이제서야 좀더 우리보다 더 위의 힘을 가진 정치가라던가 이런 사람들을 통해서 표면화되고 있고 그분들 통해서 좀더 공적인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목표지점으로 장래 그 방향성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제서야 움직이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유럽공동체를 만드는데 50년이 걸렸다면 우리의 경우 그 이상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하는 데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이라는 공산주의국가가 포함이 돼 있다는 부분입니다. 중국이 공산주의일뿐만 아니라 인구 13억의 덩어리인데 유럽 한복판에 소련이 있었다면 eu가 지금의 eu모습으로 가능했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런 측면에서 중국이 가장 큰 변수일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eu를 끌어온 공동체들이 불행한 역사를 계속 거듭해왔던 독일과 불란서가 중심이 되고 있다는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공동체를 만들때는 역할을 할수있는 열쇠를 쥐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한국과 일본이 좋은관계를 만들수 없다면 어떻게 파키스탄과 같이 협력하고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같이 갈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 가장 골치가 아픈 게 중국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만 그 다음으로 골치 아픈 건 일본입니다. 사실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다면 아주 순조롭게 아시아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지 모릅니다. 아세안 같은 경우 좋은 연대를 계속 가져가고 있죠. 일본이 골칫거리라고 말씀드린건 일본은 일찍부터 서구문명을 받아들였고 100년전부터 받아들였기 때문에 2차대전 같은 전쟁을 일으키게 된 거고.. 심하게 서구를 받아들인 거죠. 굉장히 서구에 물들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시아에 눈을 돌린다는 그런 감각을 갖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말씀해주신 대로 새로운 세대에게 문화나 교육을 통해서 변화가 일어나게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맡을 거라 생각을 하는데... 제가 추진했던 교육개혁 중에 예를 들자면 초등학교때 이미 세계지리를 배울 때 각 나라의 지리에 대해서 배웁니다. 어쩔 수 없이 미국, 유럽 중심의 지리를 배우는데, 이것을 그만두고 초등학교에서 일절 외국에 대해서 배우는 과목 자체를 없애버렸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일절 외국에 대해 배우는 과목을 없애버렸단다. 푸하하. 이 양반, 인물이다.
그래서 그 시간에 대신 자기가 교과서를 통해서 배우는 게 아니라 피부로 느낄 수 있게 외부의 자기 밖에 있는 세계에 대해서 교류를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대체하자 그런 시도였죠. 그래서 책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주위에 있는 외국사람들에게 얘기를 듣는다 아니면 스스로 조사한다 이런 수업방식으로 바꾸자는 취지였는데 저도 실제로 초등학교 가서 이런 실험적인 실천을 해봤습니다. 놀라운 것은 지금까지의 세대와 이 어린이들이 다른 게, 자기가 관심 있는 외국에 대해서 알아봐라 이런 숙제를 내보면 그 동안은 틀림없이 미국, 유럽 중심으로 조사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어린이들은 아시아에 대해서 조사를 합니다. 물론 주위의 강사로 와 줄 수 있는 사람이 아시아사람이 많다는 것도 이유가 될수도 있겠지만 그 친구들에게 직접 물어보면 가까운 나라들인 게 당연한 거 아니냐 이렇게 얘기합니다. 머리로 미국과 유럽은 이미 앞서가는 나라다 이렇게 교육만 하지 않으면 어린아이들을 훨씬 열려 있고 가까운 이웃부터 알아보고 싶다는 감각을 당연히 가지는 거죠.
총수 : 시간이 없군요. 이 이슈에 대해 대단히 관심이 많은데, 예를 들어 아시아 10개 국가가 모여 각자 역사를 다른 나라 역사교과서에도 포함시키고, 그러니까 역사 교과서에 자국 외 9개 국가 역사를 수록하고 또 자기 역사를 또 그 9개 국가의 역사 교과서에 상호 수록하면, 그러니까 역사를 배워도 자국 역사가 아니라 국가 간의 관계사로 배우고..
또 예를 들어 독수리 5형제... 그 다섯이 한 사람은 인도네시아, 한 사람은 일본, 한 사람은 싱가폴, 한 사람은 필리핀이고, 한 사람은 한국.. 그냥 어릴 때부터 그런 만화를 보고 자랐다면.. 아시아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변화하지 않겠느냐.. 민간과 정부 모여서 그런 변화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그런 관심이 있는데, 부장님도 그런 생각이 있는 것 같은데,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런 종류의 의견을 계속해서 교류하고 싶다.
부장 :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는 다음에 일본을 방문해서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총수 : 감사합니다.
멋지다. 인터뷰에서 한 거의 모든 발언이 결코 쉽지 않은 발언들이다. 더구나 한국의 매체에. 본지 이 양반의 팬이 되었다.
단독으로 강행했던 영화제가 실패했다면 이젠 더 물러 설 곳이 없어 모든 책임을 지고 떠날 뻔 했던 그는, 일본영화제의 성공에 힘입어 같은 임무에 재임명되었다. 일본 공무원시스템에선 매우 드문 컴백이었다 한다.
본지, 그를 계속 만나고 있다.
다음 인터뷰를 기대하시라.
데라와키 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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