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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는 지금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하는데 정자가 난자를 뚫고 들어간다고 표현할 것이다. 주체는 정자. 하지만 난자가 여러 정자 중 하나를 '선택'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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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식 경쟁은 세포 수준에서도 일어난다. 암컷 개체처럼 난자도 수동적 존재가 아니다. 난자에는 난자를 둘러싼 두껍고 단백질이 풍부한 난소액(ovarian fluid)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액이 같은 종의 정자를 이끄는 화학적 신호를 보낸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교 연구팀은 연어와 송어에서 채취한 난자에다 이 두 종의 정자를 섞어 수정했다. 그 결과 각각의 난자는 자기 종에 속하는 정자와 결합할 확률이 높았다.
난자는 직접 우수한 정자를 뽑기도 한다. 난자에 이르는 길을 미로처럼 만들거나 함정을 꾸며서 약한 놈들은 버리고 힘센 놈만 살린다. 파충류와 양서류, 곤충 일부 종에서는 정자를 몇 달, 몇 년 동안 보관하고 있다가 더 나은 수컷의 정자를 받으면 이전의 정자를 방출한다.
수정했다고 끝난 것은 아니다. 난자는 주변의 도움을 받는다. 자궁내막세포는 건강한 배아와 문제 있는 배아를 구별할 수 있다. 건강한 배아라면 착상 시에 착상을 촉진하는 유전자를 발현하고 그렇지 않은 배아라면 착상을 거부한다. 놀라운 번식 경쟁이다.
선택하는 당당한 수컷과 선택받는 수줍고 까다로운 암컷이라는 성적 고정관념은 과학적으로 사실이 아니다. 암수는 능동적으로 짝을 찾는다. 짝짓기에 사용하는 전략이 서로 다를 뿐이다. 이 차이를 알면 수수께끼 같은 짝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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