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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맛은 오크통 맛
양주의 대명사인 위스키. 다양한 위스키 종류가 있지만 스코틀랜드 전통 위스키는 보리를 발효시켜 보리술을 만들고 이를 증류하여 오크통에서 수년간 숙성하여 만든다. 하지만 최초의 위스키는 오크통 숙성 과정을 거치지 않고 증류 원액을 바로 마셨다고 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위스키의 색과 맛이 바로 오크통의 색과 맛에 기원한다는 것이다. 위스키의 주원료인 보리 증류주 맛이 아니다. 과실주를 증류하여 만드는 브랜디도 오크통에서 숙성하기는 마찬가지. 그러니까 위스키나 브랜디의 맛을 좋아한다면 그건 오크통 맛일 가능성이 높다.
재료 본연의 맛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는 우리나라의 가장 대중적인 초록병 소주인 희석식 소주는 주정에 물을 타서 만든다. 그러다 보니 무색, 무취, 무미라 증류 이후 공정에서 합성감미료를 첨가하여 맛을 낸다. 희석식 소주는 저렴한 소주를 만드는 게 목적이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전통 증류식 소주는 재료 본연의 향과 맛을 내려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하고 증류 시에도 정성을 다한다. 중국의 유명한 고량주도 원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강조하는 증류주이다. 일본의 청주도 물, 쌀, 입국, 효모 이외 첨가물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폴란드의 보드카도 마찬가지.
희석식 소주와 마찬가지로 증류 이후에 향이나 맛을 첨가하는 것은 손쉽게 맛을 얻는 방법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술의 제조에서나 취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서양을 대표하는 위스키나 브랜디가 증류 이후에 오크통 숙성을 통해 맛을 확보하는 방법을 택한 것은 참 의아하다. 물론 오크통에서 수년이라는 세월 동안 숙성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재료 본연의 맛이 올라오는 것은 아니고, 오크통 맛이 더 잘 배어 나올 뿐이다.
우리 술이 좋다
유럽 술의 제조법이 증류 후 숙성하는데 정성을 들이는 방법이라면 우리 술의 그것은 증류에 정성을 들이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문화에는 우열이 없다고 하지만, 원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우리의 증류주가 위스키나 브랜디 등의 서양술보단 상급이라 판단하며, 마시는 순간 더 고급진 알코올이라 느껴져 좋다.
여담이지만, 전통주를 인터넷으로 구매 가능하게 변경한 행정 조치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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