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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동네 슈퍼에서 일품진로를 사봤다.
보통 증류식소주로는 40도 이상을 선호한다.
소화관의 존재를 드러내 주는 그 타는 느낌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43도 한 병을 먹었을 때 평일인 다음날이 부담스럽기도 해서 25도를 샀다.
집에서 한 잔 기울이는데 뭔가 이상하다.
증류식소주의 강하지만 부드러운 느낌이 아닌 약품을 먹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살짝 역하다.
그래서 라벨을 봤다.
헉... 이상케도 그냥 소주다. 증류식소주가 아니라.
원재료명을 보니 증류식소주원액과 정제수뿐이다.
그러면 증류식소주가 맞는데.
43도짜리 일품진로 라벨을 봤다.
마찬가지로 그냥 소주로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 원재료를 보면 증류식소주다.
바로 고객센터에 전화했다.
답변은 이러했다.
2013년 법이 개정되어 희석식소주 증류식소주 구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찾아보니 증류식소주와 희석식소주가 세율이 같으므로 구분할 이유가 없어서 법을 개정한 것이다.
그렇담 다른 증류식소주들의 표기는 어떠한가?
우리나라 대표 증류식소주인 화요. 증류식소주로 표기되어 있다.
토끼소주 역시 증류식소주로 표기.
국순당의 고구마 증류주인 려. 역시 소주(증류소주)로 명시되어 있다.
정리하자면
법은 더 이상 희석식소주, 증류식소주 구분할 필요 없이 '소주'라고 표기하면 된다 개정되었으나
증류식소주를 생산하는 입장에서는 소비자에게 희석식소주와는 구별되는 점을 더 드러내기 위해 아직까지도 증류식소주를 표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로는 왜? 구별하지 않는 거야?
그거야 희석식소주로 비교불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회사다 보니
그 가치를 조금이라도 떨어뜨리는 명시적 행동은 하기 싫었던 거지.
그래서 증류식소주인 '일품진로'에도 그냥 '소주'라는 분류를 받아들인 거고.
주세법은 2013년에 왜 굳이 그렇게 개정했을까?
주세율이 같더라도 그냥 내버려두면 되잖아?
그러면 소비자가 제품을 구별해서 구입하는데도 도움이 될 테고 말이야.
난 이거 희석식소주를 판매하는 업자들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라 강하게 의심해 본다.
생각이 이렇게 정리되니 일품진로를 먹었을 때의 약품 같은 역한 느낌을 더욱 잊을 수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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