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한류(K-food) K-pop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동반 상승세를 보이는 분야는 바로 한식(K-food)이겠다. 김치, 비빔밥, 불고기야 그 이전부터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3, 4년 전부터 유행하는 유튜브를 보면, 서서히 서양인들이 한국식 BBQ의 맛에 빠져들기 시작해서 해외에서 개업한 가게들마다 문정성시를 이루는 영상들이 많이 보인다. 고기를 불에 익혀 먹는 문화는 세계 어디를 가나 공통적일텐데 한국식 BBQ란 어떤 특색을 지녔기에 서양인들에게 어필하고 있을까, 그 핵심을 생각해보자. 고기 맛은 지방맛 고기의 맛이란 정확히 어떤 성분의 맛을 의미할까? 고기 기름, 곧 지방의 맛이다. 뜨거운 열에 살점 속에서 녹아 나오는 지방, 그 고소한 맛.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튀김에는 고소..
2012년. 거의 매일 국밥을 먹었던 적이 있었다. 뼈다귀 해장국을 좋아했었고 마침 집 근처에 맛있게 잘하는 감자탕 전문점이 있어서 그렇게 먹었던 듯하다. 국밥이 6천 원, 소주가 3천 원. 합이 9천 원. 계산할 때 만 원 한 장을 내면 천 원짜리 한 장을 도로 받았다. 행복했던 시절이었고, 내가 음식점에서 받는 서비스에 비해 가격이 참 싸다고 생각했었다. 언젠가는 국밥 한 그릇에 만 원 하는 날이 올 것이고 그만큼 음식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임금도 올라가길 당시 기원했다.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면서 음식점들의 영업 제한이 모두 풀렸지만 그 기간동안의 어려움에 더해 러시아-우크라 전쟁으로 인한 물가상승도 맞물려 외식 비용이 일제히 상승했다. 국밥도 이젠 대부분 1만 원이다. 내가 기원했던 대로 그만큼 종..
사람을 그가 가진 욕망과 능력의 많고 적음을 기준으로 나눈다면 네 가지 부류가 있겠다. 먼저 욕망과 능력의 밸런스가 맞는 부류. 욕망도 크고 능력도 그에 맞게 잘 따라주는, 그러니까 세속적으로 성공할 요인을 두루 갖춘 인간형. 다음으로는 능력치도 작지만 욕망도 작아서 성공과는 거리가 멀지만 安分知足으로 잘 살아가는 인간형. 이 두 인간형은 밸런스가 맞기에 안정적인 상태라 말할 수 있겠다. 그 다음은 밸런스가 맞지 않는, 가지고 있는 능력은 출중하나 욕망이 작은 부류, 욕망은 큰데 그에 맞는 능력은 가지지 못한 부류. 전자의 경우 외부에서 보기엔 좀 게을러 보일 수 있다는 것만 제외하면 밸런스가 맞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안정적이다. 하지만 후자는 불안정하다. 자신의 능력으로 채우지 못하는 욕망의 부족분을, ..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거대하며 총체적 시스템은 국가라 할 수 있겠다. 이 시스템 중 가장 수명이 오래된 것이라 해봤자 로마제국이 1,200년 정도. 한반도에서 잉태된 국가를 살펴봐도 신라가 1천여년, 고려 500년, 조선도 500여년. 지구의 나이가 45억년이라 하니, 태양계, 더 큰 은하계를 생각하자면 우리 문명의 수명은 자연계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질 않는다. 자연계는 규모 면에서도 끝없을 만큼 거대하면서 그 수명 또한 상상초월이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가? 무엇이 다르길래... 내 짧은 생각으론 그 힘은 '순환'에 있다. 무언가 고정돼 있지 않고 변이하며 순환한다. 예를 들면, 물이 그렇지 않은가. 다양한 형태와 위치로 변이하고 움직인다. 에너지 또한 그렇다. 가깝게는 혈관을 흐르고 있는 피도 좋은 ..
새벽 2시. 열매를 데리고 산책에 나섰다. 비가 한두 방울씩 떨어진다. 앱에서 확인한 날씨엔 비가 온다는 말이 없었기에 걱정은 없다. 30분 거리 터닝 포인트. 찍고 돌아오는데 제법 내리기 시작한다. 홀랑 젖는 정도는 아니었으나 꽤나 젖었고, 열매는 생전 처음 비에 젖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왠지 홀가분한 느낌이다. p.s. 분당 탄천 옆 수풀속에 너구리인지... 비스무레한 넘이 살고 있습니다. 이놈이 열매를 얕봤는지 기어나와서 쫒더군요. 다행이 제가 다가서니 다시 수풀속으로 사리지네요. 조심해야겠습니다.